콜마비앤에이치 지배구조 개편과 생명과학 전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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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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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마비앤에이치는 3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제31조 제2항의 삭제를 상정하며 초다수결의제를 폐지한다. 이 조항은 적대적 M&A 방어를 위해 도입됐으나 오너 일가 갈등 국면에서 최대주주 콜마홀딩스의 의사결정을 제약하는 내부 비토권으로 작용해 왔다. 삭제될 경우 발행주식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요구하던 구조가 사라져 일반결의로도 이사회 구성이 가능해진다. 이번 결정은 지배구조의 권한 재배치를 공식화하는 의미를 가진다.
동시에 회사는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 대상으로 명문화하고 사외이사의 명칭을 독립이사로 바꾸는 등 정관을 손봤다. 이사회 내 독립이사 비중을 3분의 1 이상으로 상향해 거버넌스 투명성 강화도 병행한다. 방어장치 완화와 책임성 강화라는 두 축으로 개편의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그러나 제도적 변화가 현금흐름과 실적으로 이어져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재무적으로는 비핵심 자산 정리와 대규모 손상차손 반영이 동시에 이뤄졌다. 콜마스크 매각과 에치엔지 화장품 사업 부문 양도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형자산 및 영업권 444억원을 일괄 손상처리하며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약 22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약 266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증가해 기초 체력은 유지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차기 경영부담을 줄이기 위한 빅 배스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한다.
핵심 과제는 명확하다. 콜마비앤에이치가 표방하는 생명과학 전문기업 전환이 실적 반등으로 이어져야 지배구조 개편의 정당성을 성과로 입증할 수 있다. 윤상현 부회장은 기능성 원료와 제형 기술 고도화를 통해 고부가소재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전환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해 왔다. 그러나 연구개발 성과와 시장 확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경영진 교체와 지배구조 재편은 투자자 설득 수단을 잃게 된다.
이 회사의 연구적 DNA는 헤모힘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조성기 전 원자력연 박사가 당귀 천궁 작약 조합 추출물의 효능을 규명하며 탄생한 헤모힘은 누적 매출 3조원, 26개국 수출이라는 상업적 성과로 이어졌다. 연구소기업 선바이오텍을 통한 기술출자와 상용화 과정은 기초연구가 장기간 축적되어야만 가능한 전형적 성공사례를 보여준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인체적용시험 모집의 어려움과 초기 판매부진 같은 현실적 난관이 수반됐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현재의 의사결정 구조 변화와 재무 정리는 리레이팅의 기회이자 위험 요인이다. 내부 비토권 제거로 의사결정 속도는 빨라지겠으나 경영진 성과에 대한 책임도 더 뚜렷해진다. 시장은 소재 기반의 고부가가치 제품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지를 가장 예리하게 평가할 것이다.
정책적 과제도 남아 있다. 헤모힘 개발 사례에서 제기된 기술가치평가와 기술료 과세체계의 개선 요구는 연구 기반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직결된다. 기술가치의 객관적 재평가와 연구자 보상체계 개선은 민간 R&D와 상용화 생태계에 긍정적 신호를 줄 수 있다. 지배구조 개편, 재무 구조조정, 그리고 연구기반의 사업전환이라는 삼박자가 실질적 성과로 연결되는지가 콜마비앤에이치의 향후 주가와 평가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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